최상호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61·사진)이 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국립오페라단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계획에 따라 이미 2024년까지의 공연 작품은 모두 정해진 상태다. 내년 국립오페라단은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시작으로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 창작 오페라 ‘레드 슈즈’, 바그너의 ‘탄호이저’,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를 무대에 올린다.
이날 최 단장은 “10년 안에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오페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내놓기도 했다. 내년부터 매년 한 편의 창작 오페라를 공연 레퍼토리에 추가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껏 여러 해외 오페라단 관계자가 우리나라의 오페라가 무엇인지 물을 때마다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었다. 앞으로 창작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젊은 연출가, 작곡가, 지휘자 등 신예 예술가들이 창작 의지를 불태우고 기량을 쌓아갈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단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멈췄던 해외 오페라극장과의 교류를 올해부터 재개한다. 그는 “일본의 후지와라 오페라단, 니키카이 오페라단 등 해외 유수 오페라단과의 협업 및 작품 공동 제작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적어도 2026년에는 해외 오페라단과 함께 작업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외 유명 오페라극장, 기업으로부터 선진화된 공연 영상 제작 기술을 배우는 데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국립오페라단 공연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를 활용해 예술 콘텐츠 사업을 확장한다. 그는 “사실 대다수 오페라 공연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향유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질 좋은 공연 영상을 제작해 문화 소외 지역에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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