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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연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에도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은행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노린 저점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해외 증시 투자자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을 8612만달러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 기준 상위 4위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파산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은행이다. 그동안 부유층을 상대로 대규모 주택담보대출을 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해오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주가가 하락한 다른 은행주도 대거 사들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06만달러, SVB의 모회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은 1374만달러, 팩웨스트뱅코프는 1358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은행들의 위기설이 퍼지면서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이 싼값에 은행주를 사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와 주요 은행들이 진화에 나서면서 급락한 주가가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달 들어 주가가 급락해 전날까지 88.72%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같은 기간 16.55% 떨어졌다. 팩웨스트뱅코프 역시 64.70% 빠졌다. 서학개미들의 매수세는 대부분 8일 이후 나왔다.
전날 SVB가 새 주인을 찾으면서 미국 중소형 은행주들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날 11.8% 올랐다. 팩웨스트뱅코프(3.46%), 키코프(5.31%), 웨스턴얼라이언스(3.03%) 등 다른 미국 중소형 은행주들도 상승 마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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