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네이버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소비자들을 기만하면서도 그에 해당하는 법적, 사회적 책임은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네이버에 대해 문제 삼은 것은 △정부 전자문서 도착을 이용자에게 알리며 광고 끼워넣기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가짜 후기 △포털 뉴스 편집의 편파성 등 세 가지다. 최근 네이버는 정부의 전자문서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며 광고를 노출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지나친 영리 추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정부를 사칭한, 국민을 기만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으며 권력에 취해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은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네이버 쇼핑몰에 올라온 한 업체의 후기가 모두 ‘가짜’로 드러난 것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 총장은 “가짜 후기 문제에 대해 네이버는 모든 책임을 유통업체에 전가하고 ‘내 탓 아니오’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장악했다는 점을 활용해 중소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태를 뿌리 뽑을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 등 금융업 전반을 여당 지도부가 비판한 적은 있었지만, 특정 기업에 비난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 총장은 여권에서도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네이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제재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네이버의 횡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경고 차원에서 발언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법안 발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포털의 뉴스 편집 편향성에 대한 정부·여당의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포털의 뉴스 편향성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도 “네이버 뉴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짜 뉴스, 편파 보도가 전 국민에게 전파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데 정작 네이버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는 이 같은 지적에 곤혹스러워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일부러 가짜 후기나 가짜 뉴스를 전파한 것도 아닌데 비판의 수위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플랫폼으로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도 공통적으로 겪는 일을 지나치게 확대해 비판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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