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엔 외국인 입국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외국인의 입국절차를 간소화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늘려 국내 소비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미국과 일본, 대만 등 한국으로의 입국자 수는 많으나 입국 거부율이 낮은 22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까지 한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ETA는 무비자 입국 대상 국가의 국민이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에 개인정보 등을 사전에 온라인으로 작성해 허가받는 제도다. 정부는 K-ETA 서비스를 구현하는 언어도 중국어와 프랑스어 등으로 확대하고, 유효기간도 현재 2년에서 3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중지된 세 가지 종류의 환승 무비자 제도는 오는 4월까지 규정을 개정해 복원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유럽·미국 등 34개국으로의 입국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여행객은 한국에서 환승할 경우 최대 30일까지 지역 제한 없이 국내에서의 체류가 허용된다. 또 비자와 무관하게 인천공항 환승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수도권에서 최대 3일 체류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국내 공항으로 입국한 후 제주공항으로 환승할 경우 최대 5일(양양공항은 10일) 동안 각 공항 권역 및 수도권 체류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또 출입국 온라인 민원센터를 신설하고 전자사증(E-Visa) 발급에 걸리는 기간을 현재 약 7일에서 1~2일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 3개 국가를 대상으로는 3인 이상 단체관광객에게도 단체전자비자를 발급하는 방안을 1년간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이들 국가가 단체전자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선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직원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관광' 형태이거나 5인 이상이 수학여행이어야 했다.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최대한 편리하게 하기 위해 항공편 증편도 추진한다.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바탕으로 중국·일본·동남아 등 국가와의 국제항공 노선을 최대한 빨리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엔 2019년 연간 항공편 운항 횟수가 주당 1100회였는데, 지난 2월 기준으로는 주 63회로 회복률이 5.7%에 불과하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중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주 954회로 회복률을 86.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엔 2019년과 비교해 지난 2월 항공편 운항횟수가 79.1%까지 회복됐고, 동남아는 88.1% 수준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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