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31일 2분기 전기·가스 요금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인상 시기와 그 폭은 당분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요금 결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 적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했다"며 "그래서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대해서는 오늘 산업부 측에서 여러 복수 안을 제시했다"며 "복수 안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금을 인상할 경우에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또 한전과 가스공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라든지 그런 인상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전문가 좌담회 등 여론 수렴을 좀 더 해서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2분기 요금은 동결된 것이냐'는 질문에 "2분기라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이니, 단정적으로 (답)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인상 시기가 늦어지면 인상률이 더 올라가야 하진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도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 및 가스요금 1분기 동결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 압력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영업손실은 약 32조6000억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8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서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정부의 고심이 깊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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