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천국' 日…부부 동시 휴직해도 월급 다 준다

입력 2023-03-31 18:00   수정 2023-04-01 01:31

일본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더라도 급여를 사실상 100% 보장한다. 2030년에는 남성의 85%가 육아휴직을 쓰도록 지원하고, 자녀가 세 명인 일본 가정에 소득과 관계없이 월 최대 10만5000엔(약 104만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산 종합대책의 원안을 31일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월 23일 “저출산 대책을 올해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대책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부터 2개월여 만에 구체적인 방안이 공식 발표됐다.

기시다 총리의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은 임신·출산을 계획하는 젊은 부부와 아이를 키우는 세대에 경제적인 지원을 크게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아이 낳기를 꺼리는 세태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정부는 육아휴직 기간 임금의 67%를 보장하는 현행 지원금 제도를 임금의 80%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 등 사회보장료 납부가 면제된다. 이 때문에 임금의 80%를 지급하면 실질적으로 휴직 전의 소득을 100% 보장받는다고 일본 정부는 설명했다.

2025년까지 30%였던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 목표치를 50%로 높이고, 2030년에는 남성의 85%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도 새로 제시했다.

육아수당도 대폭 늘리고, 지급 대상 역시 확대한다. 지금은 연령에 따라 월 1만~1만5000엔을 지급했다. 일본 정부는 육아수당을 첫째 아이는 월 1만5000엔, 둘째 월 3만엔, 셋째부터는 월 6만엔으로 올릴 방침이다. 자녀가 둘인 가정은 월 4만5000엔, 셋이라면 월 10만5000엔을 받을 수 있다.

중학생까지이던 육아수당을 소득에 관계없이 고교생(18세)까지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취업한 뒤 대출금을 갚기 시작하는 학자금 대출 제도도 도입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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