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교수는 "'한미 금리격차가 역전되면 자본이 유출돼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할 것'이라는 말은 실질환율에서 현금흐름 측면만을 강조한 것"이라며 "분석결과 현금흐름뿐 아니라 위험프리미엄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썼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현재 1.5%포인트(미국 금리 상단 기준)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반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말 4.75~5.0%로 한차례 더 높이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한미 금리 역전은 지난해 7월 시작됐다. 미국이 1.75%에서 2.5%로 높이며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때 한국은 1.75%에서 2.25%로 빅스텝하는 데 그쳐서다. 9월엔 금리차가 0.75%포인트로 확대됐고, 12월엔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환율은 금리차 확대와 완전히 연동되지는 않았다. 격차가 0.75%포인트던 9월말 원달러 환율이 연중 가장 높은 1430원대로 올랐고, 격차가 확대된 12월엔 1265원 정도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2월 이후 반등이 시작돼 현재는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Fed가 정책금리 인상의 속도조절에 나서거나 정책금리를 조만간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이나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국 자본시장은 특히 외국인의 주식투자금액이 채권투자금액보다 많아 위험선호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채권투자에서 단기채보다 장기채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기 금리 격차의 영향을 덜 받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금리 역전 시기에도 외국인 증권 자금은 모두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기인 1996년 6월~2000년 5월엔 168억달러, 2기인 2005년 8월~2007년 9월엔 304억달러, 3기인 2018년 3월~2020년 2월 403억달러 등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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