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기 학군인 양천구 목동 아파트값이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가격이 수억원씩 뛰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122㎡는 지난달 28일 24억1000만원(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2020년 6월 22억원(2층) 이후 첫 거래인데, 당시에 비해 2억1000만원 뛰었다. 비슷한 면적에, 가구 수가 더 많은 전용 115㎡가 한 달 전인 지난 2월 23억4000만원(7층)에 팔린 것과 비교해도 높은 액수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가 신고가를 기록한 데에는 재건축 호재가 크게 작용했다. 1986년 준공한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확정했다. 용적률도 117%로 목동 14개 단지 중에서 가장 낮다.
같은 날 인근 '목동신시가지 6단지' 전용 47㎡도 12억1000만원(10층)에 팔리면서 반등세를 유지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1억4000만원(12층)에 거래를 마감하고 올해 1월 11억2000만원(2층)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을 거듭하며 9000만원 올랐다.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 108㎡가 18억3000만원(13층)에 손바뀜됐다. 중개 거래를 기준으로 지난해 마지막으로 체결된 10월 16억원(14층)에 비해 2억3000만원 올랐다. 지난달 23일에는 전용 55㎡도 10억79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지난 2월 9억2900만원(4층)에 비해 1억5000만원 뛰었다. 목동신시가지 14단지도 지난 1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올해 들어 14개 단지 가운데 12개 단지가 재건축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를 최고 35층, 5만3000여가구로 재건축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목동과 신정동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해 갭투자를 막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투기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설정한 구역이다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목동 아파트 거래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목동과 신정동 아파트 토허제 건수는 1월 22건, 2월 44건, 3월 56건으로 매달 증가를 거듭했다. 목동 집값이 오르면서 양천구 집값 하락세도 완만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7일) 양천구 집값은 0.05% 하락했다. 서울 집값이 평균 0.13% 내린 것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올해 초만 하더라도 가격을 조정해서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가격을 조정하느니 팔지 않겠다는 경우가 늘었다"며 "호가도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올랐다"고 덧붙였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매수자들은 최근 실거래가 수준의 매물을 원하지만, 호가가 모두 올랐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기한이 다가오다 보니 (오른 호가를) 따라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기 지역인 목동에 재건축 호재가 더해지면서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우려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목동은 학군 지역으로 인기가 높았던 지역"이라며 "여기에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며 호가가 오르고 신고가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거래량이 아주 많지는 않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상승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도계위가 결정한다. 도계위 심의는 오는 19일로 예정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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