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이 권하는 술을 거절해 관계가 악화됐다는 설에 대해 "오히려 만취해서 집에 간 적은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인들에게 전언을 많이 뿌린다. 대통령실인 것 같은데. (대통령이) 이준석을 왜 그렇게 싫어하냐에 대해서 뭔가 만들어야 할 거 아니냐. 이유를"이라며 "그래서 하는 얘기가 대통령이 저랑 만났는데 제가 술을 권하는 것을 거절했다는 얘기를 누가 퍼뜨렸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장염에 걸려서 안 마신다고 이야기했다고 기자들한테 퍼뜨리더라"라며 "저는 10년 동안 장염 걸린 적이 없다. 대통령께서도 왜 저랑 갈등이 생겼는지에 대해 공유를 안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서는 뭔가 만들어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협상 비슷한 걸 해본 사람이 세상에 한 3명 정도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기시다(일본 총리), 두 번째가 이준석, 세 번째가 안철수 이 정도인 것 같다"며 울산 회동 때 합의 내용이 부실해 갈등의 불씨가 됐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11월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문제와 당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당무를 놓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러다 나흘 뒤 윤석열 당시 후보와의 '울산 회동' 이후 캠프에 복귀했다.
이 전 대표는 "정말 아쉬운 부분이 뭐냐면 (윤 대통령이) 속내를 말씀 안 하시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께서 저랑 솔직하게 '이 대표 나는 이런 거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라는 얘기를 하셨으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한테는 (윤 대통령이) 단 한 번도 말을 놓은 적이 없다. 저한테는 항상 대표님. 근데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한테는 계속 '예찬아'라고 했다"며 "이 말은 뭐냐 하면 제가 봤을 때는 저한테 마음을 틀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경계했다고 봐야 하는 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싫어하는 이유를 정리해 말해달라는 요청엔 "제가 (대선 기간) '당 대표는 대선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라는 발언했다"며 "당신(윤 대통령)께서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생각하셨지만,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의 부하다'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제가 그 모순점을 짚어내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우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윤석열 대통령이 한다는 것에 대해서 명시적인 반대를 한 기록이 없다"며 "애초에 그런 구체적 사안보다는 제가 봤을 때는 서열인식이다"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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