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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2위 은행인 토론토도미니언(TD)은행에 공매도가 몰리면서 1개월 새 18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채권 손실로 ‘스톡런’(대규모 증권 매도) 위기에 놓인 미국 금융회사 찰스슈와브의 대주주라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S3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최근 몇 주간 TD은행에 대한 공매도 금액이 37억달러(약 4조860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세계 금융회사 중 가장 큰 공매도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TD은행에 이어 프랑스 BNP파리바(31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27억달러), JP모간(26억달러) 순으로 공매도 금액이 많았다.
블룸버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합병되는 등 은행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은행주 공매도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TD은행은 특히 찰스슈와브 지분을 들고 있어 공매도가 몰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D은행은 찰스슈와브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장기 채권을 대거 매입한 찰스슈와브는 기준금리 급등으로 470억달러가량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TD은행의 사업 포트폴리오 특성도 공매도의 요인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네쉬바르 로힌턴 인더스트리얼 얼라이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캐나다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미국보다 높고 연체율이 올라간 점 때문에 일부 공매도 세력이 TD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세력이 TD은행을 집중적으로 노리면서 TD은행 주가는 급락했다. TD은행 주가는 올 2월만 해도 캐나다달러 기준으로 70달러가 넘었으나 지난달 23일엔 56달러대로 미끄러졌다. 3월 한 달 동안 이 은행의 주가는 11% 떨어졌다.
하지만 TD은행의 위기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TD은행이 미국의 다른 은행처럼 예금 인출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매도 세력이 빠지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호르 두사니우스키 S3 분석담당 디렉터는 “일부 세력이 시장 혼란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공매도를 해왔지만 시장 상황은 빠르게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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