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동력' 키우는 삼성·SK, 탄소 포집·저장사업 속도낸다

입력 2023-04-06 17:56   수정 2023-04-07 12:30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가 ‘2030 NDC(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CCUS를 포함하면서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진출과 기술 개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 E&S와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부터 해외 CCUS 사업에 나서면서 탄소 포집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 E&S는 연내 생산이 종료될 예정인 동티모르 해상 바유-운단가스전(사진)을 탄소 포집 플랜트(저장소)이자 글로벌 탄소중립 허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탄소 포집 능력을 높이는 원천기술 개발에도 투자해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SK E&S 외에 SK머티리얼즈 등 다른 SK그룹 계열사도 탄소 포집 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정유 가스 에너지 화학 등 탄소 배출 사업의 비중이 높아 포집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탄소 포집은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기술이다. CCUS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로 제품을 만드는 탄소 포집·활용(CCU) 분야와 탄소를 폐가스전 등에 저장하는 탄소 포집·저장(CCS) 분야로 나뉜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말레이시아 셰퍼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말레이시아 간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사업이다. 사업 단계별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포집은 SK에너지, 롯데케미칼, GS에너지, 수출 허브는 삼성엔지니어링, 해상 이송은 삼성중공업, 저장은 페트로나스, SK어스온 등이 맡고 있다.

CCUS 기술은 탄소 중립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져 왔지만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아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쉽사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지 못했다. 국경을 통과해 이산화탄소를 수송하고 저장해야 하는 해외 CCS 사업은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지만 국가 간 조약 및 협정 체결이 필요한 데다, 대용량 실증 시험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는 난관이 있었다. 하지만 SK E&S, 삼성엔지니어링 등 기업들의 노력 덕택에 2030년까지는 CCUS 기술의 국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은 “미래에 도전하는 더 많은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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