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상전벽해'…올해 1만 가구 쏟아진다

입력 2023-04-09 17:26   수정 2023-04-10 00:36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동대문구 일대가 서울 강북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노후 주택가, 낡은 전통시장, 홍등가 등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교통 인프라와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신흥 주거지로 변신 중이다. 올해 동대문구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5000여 가구가 입주하고, 이문·휘경뉴타운을 포함해 9000가구 이상이 새로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정비사업 가속 등으로 동대문구의 인프라는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면서도 “단기간 물량 폭탄이 쏟아지면서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부침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서울 최대인 9700가구 나와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동대문구에선 아파트 9776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자, 두 번째로 공급량이 많은 서초구(5926가구)의 배에 가깝다. 서울 전체 분양 예정 물량(3만6531가구)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의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다.

이문·휘경뉴타운 일대의 정비 사업지들이 핵심 축이다. 이달 1순위 마감에 성공한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대표적이다. 지난 4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청약해 51.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휘경3구역을 재개발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4개 동 총 1806가구로 이뤄진다. 휘경 1구역(휘경해모로 프레스티지)과 2구역(휘경 SK뷰)은 입주가 완료된 상태라 휘경 뉴타운이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문뉴타운에서는 브랜드 대단지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문3구역에 들어설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총 4321가구로, 천장산과 중랑천을 품은 배산임수의 입지를 지니고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이 인근에 있다. GTX-C가 예정된 청량리역과도 가깝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도 예정돼 있다. 한국외국어대, 경희대, 코스트코, 홈플러스, 경희의료원 등 교육과 생활 인프라도 풍부한 편이다.

이문1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라그란데’는 전체 3069가구 중 조합원과 임대 물량을 제외한 92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이문 3구역과 마찬가지로 외대앞역·신이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북부·동부간선도로와 가깝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동대문구는 서울 중심지에 속하고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이라 뉴타운이 개발되면 편의시설까지 두루 갖추게 된다”며 “분양가만 시세 대비 저렴하다면 올해 분양 예정 단지들도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역 일대 입주 물량 따져봐야
입주 물량도 분양 못지않게 많다. 올해 동대문구 입주 물량은 2797가구로, 서울에서 네 번째로 많다. 오피스텔 2728실을 더하면 총 5525가구가 집들이를 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청량리역 인근 재개발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한다. 지난 1월부터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220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오는 6월부터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1152가구)가 새 주인을 맞는다. 오는 7월에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스카이-L65’(1425가구)가 입주한다. 모두 40층 이상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청량리역에는 GTX 노선 추가가 추진 중이고, 복합환승센터 개발도 예정돼 있다. 교통망 확충과 더불어 청량리역 인근 주상복합 입주를 마치고 이문·휘경뉴타운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강북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주거지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단기간에 신축 아파트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만큼 집값 하방 압력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입주 단지의 전셋값 약세는 주변으로 파급되고 하락장에선 매매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 전용면적 84㎡는 신고가(15억9500만원·2021년 12월)보다 27%(4억4500만원) 빠진 11억5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한때 12억8000만원(신고가 2021년 10월)에 거래됐던 용두동 ‘용두두산위브’ 전용 84㎡도 최근 9억원대에 매매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GTX 개발 호재는 집값에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며 “주변 환경이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전셋값이 빠지면 매매가도 동반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호재를 생각해서 높은 가격을 감수하기보다는 주변 시세보다 1억~2억원이라도 낮은 분양 단지와 급매물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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