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채권형 ETF의 전체 설정액은 지난 6일 기준 16조6046억원으로 연초 13조2681억원에서 3조30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ETF 설정액이 35조233억원에서 34조312억원으로 9921억원가량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채권형 ETF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상장된 종목 수도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상장한 ETF 24종 가운데 9종(37.5%)이 국고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였다.
이런 상황은 올해 초 당시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아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부각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채권 ETF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만기매칭형 채권 ETF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기대수익률 수준의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안전한 자산 배분을 원하는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는 연초 이후 순자산이 8607억원 늘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채권형 ETF다.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에도 연초 이후 순자산이 3247억원 증가했다.
금리 하락으로 수익률이 높아진 장기채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의 순자산은 연초 1378억원에서 지난 6일 2193억원으로 59.1% 늘어났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이 11.2%에 달한다.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도 같은 기간 순자산이 147억원 증가해 833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7%로 집계됐다.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채권 금리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과 향후 금리 하락에 따른 매매 차익(채권 가격 상승)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채권형 ETF의 투자 매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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