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침공'도 막았던 스위스 은행의 몰락…UBS 하나만 남았다

입력 2023-04-09 18:11   수정 2023-05-05 00:01


UBS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해 자산 16조6000억스위스프랑(약 2300조원)의 초대형 은행이 됐다. UBS는 유럽 금융 중심지라는 스위스의 ‘자존심’을 이어갈 단 하나의 은행이 됐다.

UBS는 스위스 바젤과 취리히에 본부를 둔 160년 전통의 은행이다. 1862년 설립된 빈터투어은행이 1912년 토겐부르커은행과 합병하며 UBS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UBS는 1934년 스위스 정부가 은행 비밀법까지 제정하는 등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로 뻗어나갔다. 1998년엔 바젤에 기반을 둔 경쟁사 스위스은행과 합병해 스위스 최대 은행이 됐다. 2000년 미국 투자은행 페인웨버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 시장에도 적극 진출했다.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서 2017년까지 축구장 두 개 크기의 트레이딩플로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UBS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IB 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큰 타격을 입고 대폭 축소됐고, 소매영업만으로는 예전의 영광을 누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치의 침략도 비켜가게 한 스위스의 은행 비밀주의는 ‘탈세와 범죄수익 은닉에 악용된다’는 국제적 비난에 직면했다. UBS는 2008년 미국 국세청에 굴복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압박으로 다른 나라 정부 요청이 오면 예금자 정보를 넘기기로 하는 금융정보교환협정(CRS)에 서명했다.

UBS는 IB 부문에 강점을 지닌 CS를 인수하면서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은행들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UBS의 자산 규모는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스위스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정부는 UBS가 위기에 처해도 파산시키거나 외국에 내줄 수 없다”며 스위스 경제에서 UBS가 차지하는 높은 위상을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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