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5조, SK 2.2조…'반도체 실탄' 확보전

입력 2023-04-09 18:08   수정 2023-04-1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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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설비투자 자금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계열사에서 25조원가량을 조달했고, SK하이닉스는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약 2조2000억원을 마련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들어 2월까지 해외법인에서 5조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7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조달금리는 연 4.6%로 만기일은 2025년 8월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현금, 단기 금융상품 등)은 115조2273억원에 이른다. 현금 상당액은 미국·아시아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계열사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3조9217억원으로 줄었다. 해외 법인이 보유한 현금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지만 해외에서도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배당과 삼성디스플레이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값 상승 등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투자액이 애초 예상액보다 80억달러(약 10조5520억원) 이상 더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1일에 자사주 2012만6911주(지분율 2.8%)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B 17억달러(약 2조2377억원)어치를 발행한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EB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9조원 규모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다. 지난해(19조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9099억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조6362억원이다. 보유 현금이 넉넉지 않은 데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투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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