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넘어선 은 ETN…"금리 내리면 은값 더 오른다"

입력 2023-04-10 11:14   수정 2023-05-04 00:01


미국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우려에 안전자산에 대한 인기가 불거지며 '은(銀)'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이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은이 여전히 금에 비해 저평가돼 관련 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3~7일) 'TRUE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11.28% 올랐다. 이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COMEX)의 은 선물 수익률에 기반한 기초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외에도 은 관련 상품인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도 10.2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9.96%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9.8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은 은 선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고용, 제조업 지표가 꺾이며 경기가 하락세로 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졌고, 은 가격은 올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4047%로 한 주간 6.67bp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은, 금과 같은 귀금속은 미국 국채와 경쟁 관계에 있다.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국채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상대적 안전자산인 귀금속의 가치가 오른다.

앞선 6일 5월물 은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트로이온스당 0.06 달러 오른 25.0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 월 동기와 비교하면 18% 넘게 올랐다. 키움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경기 지표가 부진하자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며 "은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은 관련 상품의 수익률은 금 관련 상품의 수익률을 넘어섰다. 이 기간 TRUE 레버리지 금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 등의 수익률은 4% 수준으로 앞선 은 상품들의 절반에 그쳤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신호는 강해지고 있지만 금 가격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선물 가격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최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2063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은 가격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은이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금은비(gold silver ratio)는 80수준인데, 금 1온스를 은 80온스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금은비가 내려갈수록 은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금은비가 높을수록 은이 금에 비해 저평가돼있다는 것을 뜻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실질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 금은비가 하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금보다 은에 투자하는 것이 성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은 귀금속 용도에 집중된 금과 달리 산업재의 성격도 갖고 있어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은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기·전자와 태양광 산업의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은이 산업용으로 쓰이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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