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할머니가 은행을 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P통신 등은 9일(현지시간) 두차례 은행강도 전과가 보니 구치(78)는 지난 5일 캔자스시티 인근 소도시 플레전트힐의 한 은행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보석금은 2만5000달 러(한화 약 3300만 원)로 책정됐고, 선임 변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구치는 두꺼운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선글라스와 비닐장갑을 껴 정체를 숨겼다. 그러면서 은행원에게 "소액지폐 1만3000장을 내놓으라."는 쪽지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당신을 겁주려는 게 아니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하지만 CCTV 분석 결과, 구치가 창구 직원에게 서두르라는 듯 카운터를 내리치며 위협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고, 당황한 직원이 지폐를 세려 하자 "돈을 세지 말고 그냥 달라"고 하기도 했다.
경찰은 구치가 생활고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치는 절도 행각을 벌인 후 차를 타고 역 3km 이동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차 내에서 은행 강도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품들이 발견돼 긴급 체포됐다.
토마스 라이트 플리젠트힐 경찰서장은 지역 뉴스와 인터뷰에서 "분명 긴장되고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차에서 할머니가 나와서 조금 충격적이었다"고 검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근 매장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저스틴 루이스는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찰 두 대가 정차하는 것을 보고, 그 여자(구치)가 하차했다"며 "'도대체 저 노부인은 뭐야?'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구치는 1977년 캘리포니아 은행 강도 혐의로 유죄 판결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32세였다.
구치는 75세이던 2020년에도 다른 은행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유죄 판결받았다. 당시 구치는 아들에게 "화가 나서 은행을 털어야겠다"면서 집을 나갔고, 범죄를 저질렀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구치의 형량은 유예됐고, 2021년 11월까지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받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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