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올 들어 반등하면서 주가연계펀드(ELF)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ELF는 연계된 자산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4개 이상 담고 있는 펀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요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ELF가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는 ELF 시장에서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11월 2조8000억원을 넘어섰던 ELF 설정액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빠르게 줄었다. 지난달 초에는 2조원대가 깨지기도 했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발 신용위기가 잠잠해지는 등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투자자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날 기준 ELF 설정액은 2조2410억원이다.
ELF는 대부분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 선진국 대표 지수와 연계돼 출시된다. ELF 이름에는 연계 자산인 주요국 증시의 머리글자를 딴 이니셜과 숫자가 붙는다. 예를 들어 이달 출시된 ‘DB 지수연계더블플러스 KSE-6’는 KOSPI200, S&P500, EUROSTOXX50에 투자하는 여섯 번째 펀드라는 뜻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주기적으로 ELF를 공모하는데, 투자자는 이 공모 일정에 맞춰 투자가 가능하다.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위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출시되는 ELF는 연 5~8%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상품의 복잡성 때문에 주로 고액 자산가 위주로 판매되고 있었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LF는 보통 2~3년의 만기를 두고 있지만, 증시가 올라 조건을 충족하면 6개월 만에 조기 상환할 수도 있다. 조기 상환 시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최근 주요국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조기 상환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미국 증시가 지난해처럼 급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에 ELF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ELF의 손실 발생 조건을 살펴보면 주요국 증시가 30~50%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 전망으로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