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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음주 약 7년 만에 인도에 갈 예정이다. 오는 18일(현지시간) 열리는 애플스토어 1호점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만남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소비 시장과 아이폰 생산기지로서의 잠재력을 동시에 드러낸 인도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쿡 CEO가 다음주 인도에서 애플스토어 1호점과 2호점 개장식을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은 18일 인도 뭄바이와 20일 뉴델리에 각각 애플스토어를 연다.
쿡 CEO의 인도 방문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애플에게 인도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인도 매출은 사상 최대치였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7억 명이다. 그중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달 해외사업부를 개편해 인도를 별도 본부로 독립시키며 힘을 주고 있다.
‘탈중국’의 일환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애플은 생산기지로서도 인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아이폰의 인도 생산 비중을 늘렸고 7억달러를 투자해 생산 기지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JP모간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애플이 2025년까지 전체 아이폰의 25%를 인도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은 애플이 애플스토어 1호점 인근에 경쟁사들의 매장 입점을 막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부동산분석업체 CRE매트릭스가 입수한 애플의 임대계약서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스토어가 들어서는 쇼핑몰 지오 월드 드라이브몰과 11년 이상 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매장 인근에 22곳의 경쟁사 매장 입점과 광고 등을 금지하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입점을 경쟁사 목록이 이처럼 방대한 경우는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계약서에는 22개 기업 중 21곳의 이름이 명시됐다. LG와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MS, 소니, 트위터, 보스, 델, 폭스콘, HP, 인텔, IBM, 파나소닉, 도시바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및 기기 시장 경쟁 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현지 매체들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1곳의 업체가 삼성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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