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이달 말 교도소에 수감될 전망이다. 1심에서 11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홈스는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 지방법원 에드워드 다빌라 판사는 11일(현지시간) 홈스가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낸 청구를 기각했다.
홈스는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11년 3개월(135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임신 등의 이유로 바로 수감되지는 않았고, 법원은 5개월 뒤인 오는 27일을 수감일로 정했다. 홈스는 1심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후 수감일이 다가오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홈스는 기각된 불구속 재판 청구에 대해서도 항소할 수 있지만,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면 오는 27일 텍사스 교도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홈스가 1심 판결 불과 몇 주 후에 결혼식 참석을 이유로 멕시코행 항공편을 예약했다는 점을 들어 도주 위험이 있다며 불구속 재판에 반대했다.
다빌라 판사는 판결문에서 “형사 피고인이 재판 승리를 기대하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것은 대담한 행동이며, 유죄 판결 후에도 즉시 취소하지 않은 것은 위험할 정도로 부주의하다”면서도 “변호인 측의 진술과 후속 조치를 검토한 결과, 도주 시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발라 판사는 이어 “법원은 피고인 주장처럼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히거나 새로운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홈스는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진단 기술은 결국 허구로 드러났다. 결국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으로부터 사기와 공모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바 있다. 홈스는 1심 재판 진행 중에 두 자녀를 낳기도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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