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투자사, LG 지분 5% 확보...주가 급등

입력 2023-04-12 14:21   수정 2023-04-12 17:38

이 기사는 04월 12일 14: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투자회사가 LG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제안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LG 주가가 널뛰고 있다.

LG는 12일 오후 1시 56분 유가증권시장에서 11.2% 오른 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계 투자사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즈엘엘피가 지난 5일 기준 LG 주식 789만658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급등했다.

실체스터는 LG 주식 5.02%를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2020년 이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LG 주식을 사오다 지난 5일 4만7000주를 장내 추가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5%를 넘어 보고 의무가 생겼다.

실체스터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고했다. 실체스터는 "발행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내부 투자규정 상 그러한 관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경영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실체스터는 "투자 매니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의 행사 등 주주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며 "배당 증액 요청뿐 아니라 기타 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의 안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체스터는 KT 지분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사면서 국내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1년 KT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실체스터는 2020년 지분율을 기존 5.01%에서 5.2%로 늘렸다.

실체스터는 지난해 6월엔 일본에 투자하고 있는 복수의 지방은행에 배당금을 늘리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도 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실체스터를 행동주의펀드로 간주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해외 투자사가 LG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LG가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해외 투자사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친인 김영식 씨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지난 2월 구 회장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내용의 소송이다. LG가(家)에서 재산이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것은 1947년 창업 후 처음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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