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인 PC,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정보기술(IT) 기기 조립업체들이 대만에 몰려 있는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지금은 D램 시장에서 서버업체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엔 PC·노트북 제작사들의 힘이 막강했다”며 “ASUS, ACER 같은 대만 PC·노트북 업체들이 D램을 많이 거래했기 때문에 대만 시장조사업체들에 정확한 정보가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제조사와의 거래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대만 PC업체들로부터 가격 정보를 파악하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D램익스체인지 등이 조사 관련 시장을 선점한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엔 난야, 파워칩 같은 대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위상도 한국 못지않았기 때문에 현지 거래 정보가 공신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국내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D램익스체인지가 20년 넘게 대만 반도체 유통사들과 관계를 맺으며 노하우를 쌓아 이 업체 가격동향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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