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이 지역 조선해양 업체들과 손잡고 차세대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 선박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도는 탄소 배출이 적어 미래 선박 연료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추진선박 관련 핵심 기자재 국산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사업의 정식 명칭은 ‘암모니아 혼소 연료 추진시스템 선박 규제자유특구’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규제자유특구는 기존 규제 때문에 제작·실증하기 어려운 기술을 특정 구역 안에서 제약 없이 시험해보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 사업은 작년 9월 특구로 지정된 경남 거제 옥포국가산업단지와 해상의 실증구역 등 14.07㎢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STX엔진, 선보공업, 대우조선해양, 경남테크노파크 등 경남 조선해양 관련 업체 15곳이 참여한다. 내년까지 국비 163억원과 도비 109억원, 민간 44억원 등 총 316억원을 들여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운용 기술 개발과 암모니아 엔진 및 배기가스 처리시스템 개발, 500t급 암모니아 연료 추진 실증 선박 건조 및 해상 실증 등을 할 예정이다.
국내 조선 3사와 글로벌 엔진 제조사는 2030년부터 적용하는 선박 배출 온실가스 40% 저감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부터 무탄소 암모니아 엔진 및 관련 기자재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
목표 달성엔 지금까지 큰 걸림돌이 있었다. 새로 개발한 암모니아 기자재에 대해 해상 실증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는 점이다. 국내에는 해상 실증을 위한 선박안전법 등 관련 법령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기자재를 개발해도 실제 현장에서 안전하다는 점을 증명할 수 없고, 판매 가능성이 없으니 개발을 진행하기도 어려웠다.
암모니아 선박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는 법령 제약 없이 공급시스템 및 기자재를 개발할 수 있고, 선박 탑재에 꼭 필요한 해상 실증 실적(트랙 레코드)을 확보할 수 있다.
경상남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암모니아 기자재 개발 및 해상 실증을 통해 2025년 이후 연간 1251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성숙기인 2030년부터는 연간 8986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도 미래 조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친환경선박 기술을 개발하고자 올해 1454억원의 재원을 중점 투입한다.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722억원)과 시험평가(319억원), 실증 지원(350억원), 인력 양성(63억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신호 경상남도 전략산업과장은 “경남 암모니아 선박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친환경 선박 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 조선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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