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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금융회사들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의 2023년 1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이 시작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 기대되는 기업 다섯 곳에 대한 매수를 추천했다. 이익 전망 대비 현재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CNBC 방송에 따르면 BoA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매수 의견’이 유지되고 있는 동시에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웃도는 5개 회사를 선별했다. 미국 정유업체 마라톤 페트롤리엄, 독일 제약사 머크, 미 의료기기 제조업체 레스메드, 글로벌 재보험사 에베레스트 리 그룹과 아치캐피털그룹 등이 리스트에 들었다.
BoA는 이들 기업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 대비 3~60달러 높게 올려 잡았다. 에베레스트 리 그룹의 목표주가는 427.43달러로, 현 주가(362.72달러)보다 무려 64.71달러 높다.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올 들어 주가가 이미 11.6% 상승했는데, 앞으로 17.6%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금융시장 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는 머크 주가도 향후 12개월간 13%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밖에 BoA는 영국의 전기 충전 인프라 기업인 팟포인트 주가도 앞으로 1년간 118%의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주가는 0.8파운드(13일 종가 기준) 수준인데, BoA는 목표주가를 1.74파운드까지 높였다. 2023~2025년 영국 내 전기차(EV) 판매 예상치를 2월 기준 예상치보다 3~4%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올해 남은 기간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BoA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올해 S&P500 기업의 EPS 추정치는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13% 하락한 220달러로 낮아졌다. BoA는 이보다도 낮은 200달러를 제시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하락률은 6%인데, 경기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경기 침체 이후 분기 기준 EPS 전망치는 다섯 분기 연속 하락했고, 평균 낙폭은 12%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여섯 분기 연속 평균 20%씩 떨어졌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A 전략가는 13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역사적으로 불황을 앞둔 시점에서 EPS 전망치의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며 “아직 시장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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