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3.40~3.54%로, 2월 말(연 3.60~3.72%)과 비교해 0.18~0.20%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면 시차를 두고 코픽스도 떨어진다.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 지수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상승하던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는 작년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 4.29%로 하락 전환했다. 올 1월과 2월에도 각각 3.82%, 3.53%를 기록해 석 달 연속 하락했다.
3월 예금금리도 전달보다 소폭 내려가 17일 발표될 3월 기준 코픽스가 한은 기준금리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다. 코픽스가 기준금리를 밑돈 것은 과거에 총 두 차례 있었다. 2014년 7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가 2.48%로 당시 기준금리(연 2.50%)보다 낮았고, 2013년 4월에도 코픽스가 2.74%로 기준금리(연 2.75%)를 밑돌았다.
지난 14일 기준 국민은행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3.64%로 2021년 9월 말(연 3.22%)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가장 낮다. 2021년 8월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만큼 대출금리가 사실상 통화 긴축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 하락으로 대출 수요도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800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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