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예진 "'모범택시' 고은이 도기를 좋아했냐고요?" [인터뷰+]

입력 2023-04-17 09:51   수정 2023-04-17 09:52



두 자릿수 나와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시청률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에서 지난 1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시즌2(이하 '모범택시2')는 그야말로 돌풍이었다. 첫 방송부터 전국 일일 시청률 12.1%(닐슨코리아,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하더니, 방송 8회 만에 시즌1 최고 성적이었던 16%를 넘어섰다. 결국 마지막 회는 21%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마무리했다. 이는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 중 가장 시청률이다.

'모범택시'는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를 통해 사적 복수를 이룬다는 콘셉트의 작품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지만, 사회를 뒤흔든 생생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 에피소드마다 공감대를 자아냈다. 표예진은 무지개 운수의 홍일점이자 천재 해커 안고은을 연기했다.

안고은은 언니가 사생활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그 영상을 지우기 위해 해킹을 배우기 시작했다. 시즌2에서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다시 무지개 운수에 재입사한다는 설정으로 극 초반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와 함께 '부캐'로 사건 현장까지 투입되면서 맹활약을 이어갔다.

'모범택시2' 촬영은 이미 올해 2월에 끝냈지만, 표예진은 "방송이 너무 후루룩 지나간 거 같다"며 "'진짜 끝나나' 싶고, 실감이 안 난다"면서 '모범택시2'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시즌2를 한다고 했을 때, 다들 각자의 자리로 다시 돌아온다는 느낌이었어요. 촬영장에서도 너무 좋았어요. 이런 시즌제 촬영을 처음해봤는데, 서로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보니 가끔은 '우리 리허설 하지 말고 바로 슛 들어 갈까요?'라고 하기도 했어요."

표예진은 지난해 tvN '청춘월담'과 '모범택시2'를 연이어 촬영했다. 촬영이 겹치는 시기도 2달 정도 있었다고. "가람이 발랄해서 고은이의 털털하고 단단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상황실과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만능으로 활약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악질 '노인사기단'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효도 공연 초대 가수로 분해 춤과 노래를 선보였고, 부동산 청약 사기를 위한 불법 입양 세력을 속이기 위해 신혼부부로 분하기도 했다. 표예진은 "(이)제훈 오빠가 '부캐 플레이'를 제대로 해서 저도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노래도 레슨받고, 마라카스 같은 소품 아이디어도 직접 냈다"면서 후일담을 점했다. 그러면서 "액션도 살짝 하는데, 더 욕심이 난다"면서 시즌3에서는 카체이싱과 같은 본격 액션을 선보이고 싶다는 야망을 드러내며 눈빛을 빛내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신혼부부로 분한 도기와 고은의 사진이 공개되자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이어지는 것이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모범택시2'는 더 이상 진전되는 관계없이 극이 마무리됐다.

"도기와 고은의 관계는 서로의 아픔을 가장 이해하는 사람들인 거 같아요.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깊은 관계였는데, 시즌2를 하면서 신뢰까지 깊어진 느낌이랄까요. 고은이 도기를 짝사랑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많은 시청자분이 좋아해 주셔서 놀라긴 했어요."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하는 것으로 "검색창에 표예진을 검색하고, 시청률과 반응을 찾아보는 것"이라면서 싱긋 웃음을 보이는 그였다. '모범택시2' 속 사이비 종교, 버닝썬과 같은 에피소드들이 관련 사건들이 재점화된 시기에 방영됐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표예진도 "이미 촬영한 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면서 "저희도 출연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짜려고 해도 짤 수 없는 우연'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표예진이 언급한 '단톡방'은 '무지개 운수' 소속으로 출연한 김의성, 장혁진, 이제훈, 배유람 등 5명이 속한 것. 표예진은 "시즌1 때 만든 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면서 "모임 주선은 거의 유람 오빠가 하고, 저는 총무 역을 맡고 있다"면서 작품 밖에서도 끈끈한 팀워크를 뽐냈다.

지금은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표예진을 빼놓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지만, 사실 표예진은 앞서 출연 중이던 배우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합류하게 됐다. 준비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표예진은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저와 닮았다"면서 "이전까지 보여준 적이 없던 모습이라 제안받지 못했던 캐릭터였는데, 감독님과 오빠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1 때 짧고 강하게 촬영해서 그런지 고은이에게 더 많이 빠져들었어요. 그래서 시즌1이 끝났을 때 2배로 아쉬웠고, 좋아하고 멋있기까지 한 캐릭터를 시즌2까지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런 멋있는 캐릭터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정이 많이 가는 역할이에요."

고은이 극 중 보여주는 용기, 의리, 사명감을 연기하면서 "행동에 더욱 조심하게 됐다"고 변화된 일상도 전했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사건들을 다루는 만큼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고은이 덕분에 저 역시 정의로운 이미지가 생긴 거 같더라고요. 조금 부담도 돼요.(웃음) 어딜가든 선하게, 합법적으로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고은이의 명성에 먹칠하지 않도록 해야죠."

'모범택시3'는 일찌감치 제작이 확정된 상태다. 다만 배우와 스태프들의 일정 조율 등 세부 사항 조율은 남아있다. 표예진은 시즌3 출연에 긍정적인 미소를 보였다.

"시즌2 결말이 시즌3를 위한 발판을 깔아놓은 느낌이긴 해요.(웃음) 아직 구체적인 얘기를 따로 들은 건 없지만, 저는 '무지개 운수'라는 팀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범택시'를 하면서 '궁금한 이야기Y'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같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보게 됐는데요. 시즌3가 되더라도 소재는 끊임없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무지개 운수'가 영원했으면 싶다가도, 모든 사건이 해결돼 '유한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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