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완화법' 일단 미룬 여야…재정준칙 도입한 유럽 간다

입력 2023-04-17 18:05   수정 2023-04-18 01:48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떠난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에 대해 여야가 함께 공부하고 집중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여당이 이번 출장을 통해 재정준칙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야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영석 기획재정위원장(사진)을 필두로 국민의힘 류성걸, 송언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김주영 의원 등 5명이 18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출장길에 오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각국 재무부 장관 등을 만나 재정준칙 법제화 필요성 및 코로나19로 급증한 부채 관리 경험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선진국 중 가장 먼저 재정준칙을 도입했다.

출장 기간에 윤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은 재정준칙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 의원들을 적극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윤 위원장실 관계자는 “재정준칙이 2년6개월간의 논의에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렇게라도 여야 간사가 함께 9일간 집중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갖가지 일정에 영향을 받는 국회에서 시간만 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출장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재정준칙 도입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동근 간사는 이날도 “경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재정준칙 도입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재정 지출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해외 출장을 통해 타협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재위원들은 지난해 11월에도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당시 소위 구성은 물론 금융투자소득세 처리, 법인세 인하 등을 놓고 여야의 의견 대립이 극심해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것이 기재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재위는 이날 예정됐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기준 완화 법안 상정을 보류했다. 재정준칙은 외면한 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법안만 통과시킨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다. 예타 면제 기준 완화 법안과 재정준칙 법제화 법안은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고재연/노경목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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