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의 명절이자 축제인 송끄란 축제에 지난 4년간 금지됐던 물총 싸움이 허용됐다. 불운을 쫓고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지만 축제 열기가 과열되면서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연휴 기간에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200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이달 11~16일 엿새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1만77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송끄란 공식 휴일은 13~17일이다. 고향 방문이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는 만큼 사고 피해는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태국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송끄란'이란 산스크리트어에서 나온 말로 '들어간다', '움직인다' 등 의미다. 태양이 새로운 영역으로 움직인다는 뜻으로 새해의 시작을 축하하는 뜻을 가진다. '물의 축제'로 알려진 송끄란은 태국 전통 설날로 새해를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축하하는 일년 중 가장 크고 중요한 명절로 꼽힌다.
이때 태국인들은 어른한테 존경을 표하면서 모두 한데 어울려 물을 뿌리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전통적으로는 아침 일찍 절을 찾아 스님에게 시주하고 달마의 말을 들으며 오후에는 불상에 정화수를 뿌린다고 한다. 아래 사람들이 축복을 빌며 어른들의 손에 정화수를 뿌리면, 이에 대한 답례로 어른들은 건강과 행복 등을 기원한다. 그러던 전통이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행위로 더위를 식히며 물싸움을 벌이는 축제로 발전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전통과 취지와 다르게 송끄란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 경찰이 운전 중 물싸움은 금지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차량으로 물싸움을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과속에 미끄러진 차량이 집 앞에서 물을 뿌리던 가족을 덮쳐, 일가족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중 입원한 중상자는 3814명으로 전년보다 81.8% 급증했다. 다만 사망자는 23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8% 감소했다.
안전벨트 미착용, 오토바이 헬멧 미착용 등으로 인한 부상이 많았고, 음주운전이 사고 원인의 1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이동이 일어나고 축제 분위기까지 더해져 송끄란 연휴는 태국에서 교통사고가 특히 자주 발생하는 시기다.
경찰은 11~15일 교통 집중 단속 결과 36만210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속도위반이 13만3639건(37%)으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 운전 8만251건(22%), 오토바이 헬멧 미착용 7만1299건(20%), 음주운전 1만8205건(5%) 등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교통 체증이 심하고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교통지옥'으로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8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175개국 중 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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