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햇살과 함께 국내 대표 클래식 행사가 찾아온다. 오는 26일부터 내달 7일까지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이번 SSF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에서 열린다. 올해는 무려 66명의 연주자가 참여하며 12일간 총 13차례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강동석 SSF 예술감독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주자들도 이런 축제가 아니면 큰 그룹으로 모아 실내악을 연주할 기회가 많이 없다"며 "청중 입장에선 그간 듣기 어려웠던 대편성 실내악곡들을 많이 들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 주제는 '다다익선 : The More, The Merrier!'(많을수록 즐겁다!). 내로라하는 연주자 66명이 다양한 편성과 레퍼토리로 연주를 펼친다. 올해는 기존에 자주 연주되던 2중주, 3중주뿐 아니라 흔히 접하기 힘든 5중주, 8중주에 이르는 대편성의 실내악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강동석 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첼리스트 강승민을 비롯해 작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 올해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 우승팀인 아레테 콰르텟,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 등이 참여해 무대를 빛낸다.
회차마다 색다른 컨셉이 돋보인다. 공연마다 독특한 테마나 이벤트가 있어 관객들에게 매번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를테면 오는 26일 열리는 개막공연은 전체 4곡 모두 6중주로 편성해 묵직한 출발을 예고한다. 같은 달 29일 공연은 '베토벤의 SNS'라는 주제로 연주된다. 베토벤의 스승, 동료 음악가 등 베토벤과 관련된 작곡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5월 3일은 조성이 E플랫 장조인 7중주 곡만으로 구성했으며, 5월 4일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실내악곡들을 선보인다. 5월 5일 고택 음악회와 5월 6일 오후 예술의전당 무대에서는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스위스의 목동들이 불던 기다란 '알프호른'을 볼 수 있다.
후반부엔 마임 배우 크로즈니가 출연해 넌버벌(비언어) 소통 수단인 음악과 마임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5월 7일 폐막공연은 8중주 작품 세 개가 연주되며, 총 24명의 연주자가 출연해 화려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국내 클래식 공연은 홀로 연주하는 솔리스트나 대규모 관현악단의 연주가 주를 이룬다. 소수의 악기로 연주하는 실내악 음악은 아직 국내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편이다. SSF는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로 2006년부터 매해 SSF를 개최하며 실내악의 장벽을 낮추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석 감독은 "실내악에 접근하기 어려운 분이 많은데 듣고 나면 오히려 솔로 악기 두 시간을 듣는 것보다 다양하고, 편견을 버리고 들어보면 이해하기도 쉬운 음악들인데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런 분들을 설득해서 어떻게 음악회에 오게 할지가 SSF의 도전 과제"라고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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