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만원 뿌렸다"…檢 '민주당 돈봉투 의혹' 강래구 구속영장

입력 2023-04-20 09:21   수정 2023-04-20 09:54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전달책으로 지목된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전날 밤 강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두 차례의 소환 조사 결과 증거 은닉·인멸 정황, 공범 간 진술 회유 우려, 조직적인 대규모 금품 선거 사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강 위원의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강 위원은 2021년 3~5월 민주당 당직자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9400만여원을 뿌리는 등 선거인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강 위원이 윤관석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금품을 조성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강 위원이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대전의 한 사업가 등으로부터 조달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6000만원은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모씨,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돈은 300만원씩 쪼개 봉투에 담겨 윤 의원을 통해 같은 당 국회의원 10~20명에게 전달됐다.

강 위원은 또 비슷한 시기 선거운동 독려를 위해 2000만원을 마련하고 50만원씩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전달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대의원, 권리당원 등을 포섭하는 데 사용하자"고 제안하면서 2021년 3월30일과 4월11일 각각 지역본부장 10여명과 7명에게 총 14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강 위원에 적용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구속영장에는 기재하지 않았다. 일단 공여자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친 뒤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강 위원은 검찰 조사 이후 한국수자원공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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