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남의 차를 몰다가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그룹 신화 신혜성(44·본명 정필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민지 판사는 20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와 자동차불법사용 혐의로 기소된 신혜성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로 음주운전보다 그 죄질이 좋지 않고 과거 한 차례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신혜성이 반성의 태도를 보이는 점,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차량 불법 사용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선 공판에서 신혜성의 변호인은 "25년간 가수로 활동하면서 최근 대인기피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앓아 2021년부터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해당 기간 동안 음주를 하지 않았다"며 "(범행 당일) 오랜 지인과 만나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몇 년만의 음주로 '필름'이 끊긴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신혜성은 법정을 나오며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신혜성은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새벽 남의 차를 몰고 귀가하다 송파구 탄천2교에서 잠들었다.
당시 "도로 한복판에 차량이 멈춰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음주 측정을 요구했으나 신혜성은 이를 거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특히 신혜성이 탑승한 차량은 도난 신고가 된 차량이었다. 이에 경찰은 신혜성에게 절도 혐의가 있는지 수사해왔으나, 차량을 훔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해 절도 대신 자동차 불법 사용 혐의를 적용했다.
신혜성은 만취한 채로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 잠실까지 약 10km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성남에 사는 지인을 데려다주겠다며 식당으로 대리기사를 불렀고 자신은 조수석에, 지인은 뒷좌석에 탔다. 대리기사가 운전한 차량으로 지인을 데려다준 신혜성은 이후 잠실까지 직접 차를 몰았다.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자 당초 신혜성 소속사는 "음식점 발레파킹 담당 직원분이 전달해준 키를 가지고 귀가하던 중 벌어진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식당 측이 신혜성에게 해당 차량 키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급히 입장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가 체포 상태고, 동석했던 지인들의 기억이 모두 명확하지 않았던 상황으로 인해 다소 부정확한 사실관계가 발표됐다"며 입장을 정정했다.
한편, 신혜성은 2007년 4월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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