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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업황이 내년까지 개선되기 어렵다는 월가의 진단이 나왔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주식?채권 발행과 M&A 부문 모두 업황이 심하게 가라앉아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M&A 규모는 지난달 30일 기준 5751억달러(약 761조원)로, 1년 전보다 48% 쪼그라들었다. 2012년 이후 10년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지역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IB 업황 둔화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모건스탠리와 같이 IB 부문 의존도가 높은 은행의 실적에 타격을 줬다. 올해 1분기 모건스탠리의 순이익은 29억8000만달러(약 4조원)로, 1년 전(36억6000만달러)보다 19% 감소했다.
주당순이익은 1.70달러다. 레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62달러)는 웃도는 수준이다. 자산관리 부문 수익이 개선되며 IB 부문에서의 부진한 실적이 일부 상쇄됐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자산관리 부문 수익은 66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이를 통해 순자산이 1100억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은행 위기에 따른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1분기 모건스탠리의 예금 규모는 3409억달러로, 직전 분기(3506억달러)보다 3% 줄었다. 샤론 예사야 모건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VB 파산으로 일부 예금이 머니마켓펀드(MMF)나 미 국채로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예금은 여전히 은행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모건스탠리는 잠재적 신용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규모를 1년 전 같은 기간 5700만달러에서 2억3400만달러로 4배 가까이 늘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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