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부자 감세, 서민 증세’를 한다고 비판하는 건 낡은 방식입니다. 지지층을 넓힐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28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홍익표 의원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실력 있는 정책 정당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민주연구원 원장, 당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다. 홍 의원은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며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놨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3선을 지낸 지역구(서울 중구·성동구갑)를 떠나 ‘험지’인 서울 서초을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정책통답게 “총선 승리에 필요한 원내대표의 첫 번째 기준은 정책적 유능함”이라며 “정책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과감한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신저의 신뢰가 떨어지면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민주당의 문화, 태도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력 있는 정책 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과거 정책의 잘잘못을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잘한 정책은 확대 계승해야 하지만 폐기할 정책은 과감하게 지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폐기해야 할 정책’으로 세금 정책을 우선으로 꼽았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두고 ‘부자 감세, 서민 증세’라고 비판하는 건 낡은 패러다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홍 의원은 “투자와 고용 유지·촉진 세액공제에는 적극 찬성한다”며 “감세와 증세를 단선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소주성 정책을 너무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면서 ‘을과 을’의 싸움을 방치했다”고 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으려 했던 게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계파색이 옅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친이재명(친명)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당직을 맡고 있을 때 특정 계파의 이해관계에 치우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 중에는 소위 비이재명(비명)계도 많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한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현저히 낮아졌다”며 “원칙적으로도, 정무적으로도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재영/설지연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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