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를 끈 위스키의 올해 1분기 수입량이 동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과거 '아저씨 술'로 불리던 위스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분 ‘홈술’ 열풍과 함께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끈 결과다.
1분기 위스키 수입량 또 8000t…역대 1분기 중 최대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량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24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버번·라이·기타를 포함한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78.2% 늘어난 8443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중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8625t)보다 2.1% 감소했으나 전체 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2위로 추정된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4738t에서 2분기 6451t, 3분기 7224t, 4분기 8625t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8000t 선을 상회했다.
다만 고가 위스키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스키의 수입 비중이 늘어난 흐름이 감지된다.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액은 6477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24% 증가했다. 수입 물량 증가율(78.2%)에는 못 미쳤다.
수입 위스키 t당 가격은 2021년과 2022년 1분기에는 1만1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4분기 85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767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MZ세대, 대형마트·편의점서 위스키 산다
이같은 경향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입문용 주류 수요가 늘어난 점, MZ세대 사이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 등이 유행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가정용 위스키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냈다.
편의점 CU에서 위스키 등 양주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59.5%에 이어 2021년 99%로 뛰었다. 관련 매출은 지난해 48.5% 급증한 데 이어 올해(2월 기준)도 38.8%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해 이마트의 위스키 매출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올해도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에서는 위스키의 호조에 힘입어 양주 매출이 '국민 술' 소주를 제치는 이변도 나타났다. 이마트에서 올해 2월까지 양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주보다 3.6%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양주에는 위스키를 비롯해 보드카, 진, 럼 등이 속했다.
입문 단계를 지나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위스키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가 차지하며 위스키 매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위스키는 지난해 수입액이 15년 만에 최대치를 새로 썼고, 올해도 수요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 등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로 전년보다 52.2% 급증했다. 2007년(2억7029만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고가의 인기 위스키를 사기 위해 매장 개점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오픈런' 사태까지 빚자 유통가는 위스키를 비롯한 양주 상품군 강화와 다양한 행사로 모객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 GS25가 4000만원대 최고급 위스키를 들여온 게 대표적 사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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