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밧데리 아저씨' 조사 들어가자 자기주식 200만주 처분 공시

입력 2023-04-24 11:30   수정 2023-04-24 16:38

이 기사는 04월 24일 11: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양이 보유한 자기주식 200만주를 처분할 예정이라고 24일 공시했다. 거래소가 공시 규정 위반 조사에 착수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양은 24일 이차전지 생산공장 건립과 해외자원 탐사 및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유한 자기주식의 86%인 200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기주식은 장내 매도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며, 매각 규모와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지속 가능 경영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여러 가지 자금조달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처분 주식 수와 처분 방법은 현재 미확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 결의가 있을 경우 수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시는 '밧데리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진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사진)가 지난 11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17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각 계획을 밝힌 것이 발단이다. 박 이사는 이 방송에서 장내 매도와 블록딜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통해 자사주를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금양은 지난 10일 주가가 최고 9만2500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면서 지난달 주가가 4만8000원대에서 한 달 만에 두 배 이가량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약 3조8000억원 대로 불어났다.

거래소는 박 이사의 발언이 공정 공시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자사주 처분과 증자는 이사회 결의 사항이자 공시 사항으로, 회사 관계자가 공시 전 회사의 경영 계획을 미리 발표해 주가를 부양하는 것은 공시법 위반이다.
금양은 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24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5300원(8.1%) 내린 6만1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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