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4개월째 이어지면서 안보 우려가 고조돼 전 세계 각국의 군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국제평화재단(SIPRI)이 발표한 '2022 세계 군비 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액은 전년보다 3.7% 증가한 2조2400억달러(2900조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군비 지출은 2015년 이후 8년간 매년 증가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최근 10년 사이 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SIPRI는 가장 큰 이유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중국 경쟁을 지목했다. 지난해 군비 지출 1위 국가는 미국이 8770억달러(약 1170조원)였다. 2위는 중국(2920억달러 추정), 3위 러시아(864억달러 추정), 4위 인도(814억달러), 5위 사우디아라비아(750억달러 추정)였다. 이어 영국(685억달러), 독일(558억달러), 프랑스(536억달러) 순으로 6~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464억달러로 9위, 일본은 460억달러로 10위였다. 2021년 9위를 기록했던 일본은 이번에 한국과 자리를 바꿨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의 군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다. 명목 기준으로 한국의 군사 예산은 2021년 대비 2.9% 증가했다.
2021년 36위에 머물렀던 우크라이나(440억달러)는 지난해 2월부터 전쟁을 치르면서 11위로 급상승했다. 2021년 5위였던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의 군비 지출이 가장 컸다. 유럽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4800억달러로 냉전 종식(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급격하게 군비를 늘린 유럽 국가는 핀란드(36% 증가), 리투아니아(27% 증가), 스웨덴(12% 증가), 폴란드(11% 증가) 등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로 나타났다.
난톈 SIPRI 군비 지출 및 무기 생산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 군비 지출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가 점점 더 불안정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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