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세가 미국 본사에서 144명의 근로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세가가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제니맥스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다른 게임 회사들 직원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두 회사는 노조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닉 더 헤지호그과 토탈워 등을 대표작으로 운영 중인 세가 측은 자발적으로 노조를 인정하거나 테크크런치 측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가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해당 근로자들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를 통해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근로자들은 이 투표가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170명 정도이며 대부분 노조에 가입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노조 명칭은 AEGIS(Allied Employee Guild Developing SEGA)다.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은 마케팅, 제품 디자인, 품질보증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급 인상, 의료, 보다 명확한 승진 기회, 과로와 피로와 싸우기 위한 인력 증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게임 출시 기한을 맞추기 위해 장시간 작업하는 ‘크런치’라는 관행도 노조 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최근 미국 게임업계에 노조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작년 5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노조를 결성했다. 미국 상장 게임사 중 처음이다. 앞서 MS가 작년 1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영향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에 MS 산하의 또 다른 비디오게임 부문 자회사인 제니맥스 스튜디오에서도 노조를 설립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노조 설립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선 지난 10일 ‘우주정복’이라는 이름의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 측은 고용 안정, 근로환경 개선, 투명한 보상체계 확립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앞서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웹젠 등도 노조를 설립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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