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분기 플러스 성장이 경기 회복 신호는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경기가 회복되는 기류는 아니다”며 “수출과 투자가 2분기에 반등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실제 무역 부문은 최근 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전락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작년 2분기 -1.0%포인트, 3분기 -1.8%포인트, 4분기 -0.5%포인트에 이어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순수출이 이렇게 장기간 성장률을 깎아내린 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투자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올 1분기 설비투자 감소폭(-4.0%)은 2019년 1분기(-8.3%) 후 4년 만에 가장 크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한은이 다음달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IT(정보기술) 경기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등 때문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2월 전망치(1.6%)보다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한은은 올 2분기 경기 흐름에 대해선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다고 봤다. 상방 요인으론 외부 활동 정상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를, 하방 요인으론 수출 부진 등을 꼽았다. 신 국장은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선 “삼성전자의 감산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제약하고, 재고가 줄어들면 반도체 경기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잠재 수요는 여전히 많아 반도체 등 IT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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