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에 거주하던 일본인이 한국군의 도움을 받아 대피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측은 "한일 관계 개선이 현장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일본인 대피를 위해 특별히 큰 역할을 한 것은 한국군이었다"고 보도했다. 외무성 간부는 신문에 "눈앞에서 총격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일본인을 차량에 태워 수송해줬다"며 "한일 관계 개선이 현장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신문은 과거에도 제3국 긴급사태 시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협력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조율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일본은 한국뿐 아니라 유엔, 프랑스 등의 도움으로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 약 60명을 모두 무사히 대피시켰다.
한국군의 활약이 알려지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4일 밤 수단 거주 일본인과 가족 49명의 대피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UAE, 유엔의 협력이 있었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25일에는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국,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UAE, 사우디아라비아, 유엔과 국제적십자사 등 많은 국가와 기관의 협력을 얻었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군은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인 수 명을 준비한 차량에 태워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북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까지 약 850km를 육로로 이동했다. 일본 정부는 포트수단에 대기 중이던 항공자위대 C2 수송기로 일본인과 배우자, 자녀 등 총 45명을 지부티로 철수시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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