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ZA.33272533.1.jpg)
국빈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일정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중 첫 대면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가운데 친목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국빈 방문 중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하는 첫 일정으로 백악관 관저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 등에서 총 1시간 30분 동안 친교 행사를 가졌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날 밤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날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고 내부 공간을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다.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윤 대통령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는 문구를 적었다.
거주 공간이기도 한 백악관 관저로의 초대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 정성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했다. 평소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윤 대통령 부부는 반려견, 반려묘와 생활하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보다 특별한 친밀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ZA.33272267.1.jpg)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도 소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양 정상 부부가 다과를 먹던 중 갈증을 느낀 윤 대통령이 포도 주스를 집어 들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면서 제로 콜라를 권했다는 것. 이후 한동안 웃음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양 정상 부부는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소형 탁자와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을 선물했다. 특히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사파이어는 김 여사의 생일인 9월 탄생석이어서 의미가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야구 애호가로 알려진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야구 글로브 등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했다.
이에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보석으로 장식된 족두리, 주전자와 컵으로 구성된 은자리끼 등을 선물로 전달해 화답했다. 이어 양 정상 부부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했다. 이곳은 전쟁터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한미동맹 70주년' 상징성을 고려한 행사로 해석된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ZA.33272580.1.jpg)
바이든 여사의 어록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도 화두에 올랐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해 6월 스페인 왕실 주관 배우자 프로그램에서도 김 여사에게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해당 조언을 건넨 바 있다.
바이든 여사는 "직업을 유지하면서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가슴에 담아둔 이 원칙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며 "힘들 때마다 원칙으로 삼으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가 바이든 여사를 '박사'라고 호칭하자 바이든 여사는 "편히 불러달라"며 영부인으로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백악관을 떠날 때 배웅을 나선 것도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였다"면서 각별한 예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이 있는) 내일이 본선인데 예선에서 이미 두 정상 내외가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