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6일 16: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의 전력기기·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이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데다 신용도 상향 호재가 겹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총 7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2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 5300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이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건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오랜 만에 복귀전을 준비한 만큼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렸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했다.
호실적이 기관투자가의 눈길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2% 늘었다. 매출은 5686억원으로 6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1%로 2017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처음으로 8% 선을 돌파했다. 북미 지역 송배전 시장 호황과 중동 국가들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난 게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다. 유럽 지역에서도 신규고객을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전력기기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매수 주문이 몰린 배경이다. LS일렉트릭(AA-)은 지난 21일 열린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 총 1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총 64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목표액을 훌쩍 넘긴 주문이 들어오면서 오는 28일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용도 상승 호재도 반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1일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연결기준)는 2020년 말 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약 3조5000원으로 늘어났다”며 “현금 창출 능력 개선으로 양호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높여 잡고 있다. 하나증권(5만8000원→6만4000원), IBK투자증권(5만5000원→6만4000원), 다올투자증권(5만5000원→6만원) 등이 줄줄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돌았다”며 “중동, 북미 등 주력 시장에서의 신규 수주가 개선된 가운데 선박용 제품도 양호한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