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집값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 3구가 동시에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50주 만이다.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빠르게 거래된 이후 호가가 오르면서 상승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단지에 국한된 현상으로 전반적으로 집값이 회복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7% 하락해 전주(-0.08%)보다 소폭 낙폭을 더 줄였다. 서울 집값은 지난 2월 첫째 주(6일) 이후 12주 연속 하락률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 3구 집값이 동시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 3구가 동시에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은 지난해 5월 셋째 주(16일) 이후 50주 만이다. 송파구가 0.04% 상승해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서초구도 0.03% 올라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강남구는 전주 0.01% 하락해서 이번 주 0.02%를 기록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단지별로 살펴보면 반등세가 확연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 21일 18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달 10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열흘여 만에 1000만원이 뛰었다. 지난 1월 16억5000만원에 비해선 2억1000만원 반등했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 18일 2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2억원에 손바뀜한 것보단 소폭 낮은 가격에 팔렸지만, 지난 2월 거래된 올해 최저점 18억2000만원보단느 3억원 반등한 수준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2차아파트’ 전용 71㎡도 지난 16일 18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달 초 1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던 이 면적대는 보름 만에 1억원이 뛰었다. 같은 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6㎡도 지난 13일 48억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팔린 43억원보다 5억2000만원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도 지난 14일 20억7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 17억9500만원에 맺어진 계약보다 2억7500만원 상승했다.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전용 121㎡도 지난 12일 30억5000만원에 팔려 2월 29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송파구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상급지 입성을 노리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매물을 거둬갔다"며 "일부 실수요자들은 급매물 수준의 가격을 원하지만, 현재 호가가 전체적으로 오른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인근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일부 주요 단지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집값이 회복됐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북에선 노원구 집값도 51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중계동과 상계동 구축 위주로 급매물이 소진된 영향이다.
서울 전셋값도 점차 낙폭을 줄이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13% 내려 전주(-0.17%)보다 하락률이 줄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송파구만 0.03% 상승했다. 잠실동과 신천동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입주 물량 여파로 낙폭이 컸던 강남구는 0.1% 하락해 전주(-0.22%)보다 하락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서초구 전셋값은 0.28% 내려 전주(-0.17%) 대비 가격이 더 하락했다. 입주가 예정된 잠원동과 방배동이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이 밖에 노원구(-0.23%)와 도봉구(-0.36%), 강북구(-0.17%) 등 강북지역 주요 지역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지속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 하락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고 금리가 안정되는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나오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이주 수요와 급매물 소진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모양새"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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