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방향키를 새롭게 쥔 사토 고지 신임 사장이 핵심 경영 키워드로 지역별로 시장대응 전략을 다르게 짜는 '멀티 패스웨이'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이달부터 도요타의 새로운 수장이 된 사토 코지 사장은 지난 21일 도쿄 본사에서 해외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갖고 '뉴 도요타 웨이'를 발표했다.
그는 각 지역의 에너지 사정과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BEV 등 '멀티 패스웨이'로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토 사장은 전기차의 경우 3가지 부문에서 상품력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플랫폼(차량구조), 둘째는 e-플랫폼, 셋째는 소프트웨어다.
사토 사장은 "지금은 전자 플랫폼이 여러 기능을 모두 연결하고 있어 한 부분의 변화를 적용하면 차량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며 "구조를 재구축해 운영체제(OS)를 만들고, OS 위에 독립적으로 기능을 배치함으로써 상호 영향을 받지 않고 각각의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기술의 진화를 시의적절하게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차량구조라면 판매했을 때 가치가 정해져 버리지만, 플랫폼 변화와 e-플랫폼 변화를 통해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가치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자동차 '하드웨어' 판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도요타는 일시에 전기차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지역별 상황에 맞게 판매전략을 실행하기로 했다.
사토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지역의 니즈에 부응하는 것이다. 지역별로 에너지 조합(믹스)나 인프라 정비 상황이 다르므로 지역마다의 경제 발전이나 고객 편리성을 지키면서 전동화를 진행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는 HEV나 PHEV 등이 현실적인 대안이고, 미국이나 중국처럼 속도를 올려 전기차로 전환하는 지역에서는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도요타는 최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된 신규 전기차 'bZ3'을 중국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2023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중국 시장을 겨냥한 'bZ 시리즈' 콘셉트 모델 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나눴을 때,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수요와 판매량은 변하지 않고 파워트레인이 점차 전기차 등으로 변해가고 신흥국은 에너지 환경이나 인프라 상황을 감안하면 전기차를 보급하기 이전 하이브리드가 상당한 볼륨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로서 '탄소중립' 계획도 밝혔다.
사토 고지 사장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에는 33%, 2035년에는 50%가 넘는 저감 수준을 목표로 한다"며 "2050년을 향해 글로벌 도요타 직원들이 힘을 합쳐 탈탄소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중립에 이어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이동의 가치"라며 "이동의 가치는 자동차 산업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서비스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새로운 부가가치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미래형 도시 '우븐 씨티(Woven City)'에서 다양한 실증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물류 구조를 만들고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개발하거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공급망 등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961만대의 차량을 판매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1% 늘었고, 기존 최고 기록인 2018년 955만대도 넘어선 규모다. 세계 판매 실적은 2년 연속 증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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