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김영준 근로복지공단 급여재활이사(사진)는 “산재 근로자의 직업 복귀는 미래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정책적으로 확대되면서 산재 승인 건수는 2017년 9만8093건에서 지난해 13만5983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산재 근로자는 노동 능력 상실과 트라우마 등으로 원직장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직장 복귀’보다 ‘보상’에 관심이 많은 근로자의 인식도 걸림돌이었다. 직장 복귀가 늦어질수록 산재 근로자의 요양·재활을 위해 투입하는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1988년부터 36년간 산재보험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김 이사의 눈에 들어온 것은 공단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김 이사는 2018년 산재·고용과 관련한 20년치 행정 자료 251만 건 등 방대한 원천 데이터를 AI 기술과 접목해 일자리 매칭에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한 끝에 2019년 ‘지능형 재활 추천시스템’을 도입했다. 산재 근로자와 비슷한 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일터 복귀에 성공한 과거 사례를 분석, 취업 가능성이 높은 3개 직종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중증도, 나이, 임금 등 다양한 변수도 감안해 만족도와 매칭률을 극대화한다.
신규 시스템 도입에 따라 산재 치료 후 직업복귀자는 2020년 6만5899명에서 2022년 7만9781명으로 1만3882명(21.1%) 증가했다. 전체 산재 근로자 대비 ‘직업 복귀율’도 같은 기간 66.3%에서 69.2%로 상승했다. 산재 이후 직장 복귀까지 걸리는 기간도 2021년 165.1일에서 지난해 161.7일로 줄어들면서 요양비, 취업 손실비 등 238억원이 절감됐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능형 재활 추천시스템은 2021년 국제사회보장협회(ISSA)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김 이사는 “앞으로도 산재 근로자의 복귀를 도와 경제활동인구 유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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