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코리아 챔피언십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 세계적인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면서 KPGA가 공동 주관 단체로 참여했고,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출전 자리도 대폭 늘어났다. 대회에는 총 60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챔피언십은 막판까지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총상금 200만달러에 운영비 등까지 따지면 500만달러(약 67억원)가 넘게 들어가는 비용이 문제였다. 대회 관계자는 “후원을 고려했다가 금액을 듣고 바로 발을 뺀 스폰서만 여러 곳”이라고 전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골프 대회 후원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대표적 기업이다. PGA투어 ‘특급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을 열고 있고 DP월드투어에서도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총상금 900만달러)의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도 담당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DP월드투어와 코리안투어에서 이미 대회를 개최하고 있었지만 코리아 챔피언십의 사정을 듣고 곧바로 투자를 결정했다. 한 골프 대행사 임원은 “국내에서 10년 만에 DP월드투어를 여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망설임 없이 대회 운영비의 절반 정도를 쾌척했다”며 “이 정도 돈이면 대회 이름에 제네시스를 넣어도 되는데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한 투자인 만큼 고사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대회 이름이 코리아 챔피언십 프레젠티드 바이 제네시스로 결정된 사연이다.
이번 코리아 챔피언십으로 DP월드투어 문호는 국내 선수들에게 더 활짝 열릴 예정이다. 골프 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DP월드투어와 코리안투어는 한국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DP월드투어 출전권을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스페인의 파블로 라라사발(40)이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우승을 차지했다. DP월드투어 통산 8승째를 달성한 그는 우승상금 34만달러(약 4억5000만원)를 챙겼다. 한국 선수 중에선 박상현(40)이 9언더파 279타 공동 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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