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빚 갚으려 12억 빼돌린 中회계사…통장엔 달랑 4000원

입력 2023-04-30 16:05   수정 2023-04-30 16:30


중국의 한 회계사가 아들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회사 통장에서 12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다니던 회사의 계좌에는 4000원만 남았다.

3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외신들은 회계사 A(63)씨와 아들 B씨(37)가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회계사로 근무하던 회사 은행 계좌에서 체계적으로 자금을 인출했다. 그가 훔친 액수는 91만달러(약 12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은행 잔고가 3달러(4000원)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도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아들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빚을 갚지 못하면 그의 아들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가 아들의 빚을 갚아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A씨는 빚을 갚으라며 아들에게 30만위안(4만3300달러)을 줬다. 하지만 아들의 도박은 계속됐고, 결국 B씨는 다시 100만위안(1억90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됐다.

2014년부터 A씨는 도박 빚을 청산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들 B씨는 어머니 A씨의 친구 C씨의 돈을 훔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B씨는 더 많은 돈을 도박에 탕진했고, 결국 A씨는 회사 고용주로부터 돈을 훔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한 번에 돈을 훔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돈을 훔쳤다"며 "회사는 계좌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자금이 사라지는 것을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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