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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빌라보다 8.5%포인트 낮았다. 서울은 아파트(62.2%)와 빌라(79.3%)의 전세가율 격차가 17.1%포인트에 달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빌라 매입보다 아파트 전세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빌라는 매매 수요보다 임차 수요가 훨씬 커 전세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내려가면서 빌라 보증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임차인이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한 사고는 1385건, 사고 금액은 3199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사고금액(3442억원)과 맞먹는 액수다. 5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전세가율 100%에서 90% 등으로 강화된다. HUG의 보증을 받을 수 있는 문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전국 빌라 월세가격지수(준월세·준전세 제외)는 지난 3월(0.03%)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빌라 전세가격지수가 작년 8월부터 올 3월(-0.34%)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주인은 새로운 전세 세입자를 구해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줘야 하는데 다들 월세만 찾으면 수급 불일치가 심화할 것”이라며 “빌라 시장에서 역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전셋값이 절정에 달했던 2021년 7월 전후 맺은 전세계약 만기가 조만간 다가온다. 전세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빌라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 대체재 격인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4월 넷째주(24일 기준) 수도권의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01% 오르며 작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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