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 "수익률 높여라"…설립 이후 첫 해외 바이아웃·출자

입력 2023-05-01 15:55   수정 2023-05-01 15:56

공무원연금공단이 설립 후 처음으로 해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그로스 펀드 출자에 나선다. 그동안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한 공무원연금이 대체투자 자산을 다각화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이달 초 해외 바이아웃·그로스 펀드 관련 첫 출자 사업을 공고할 계획이다. 바이아웃 펀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이나 핵심 자산을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다. 이후 매각해 고수익을 올리는 펀드다. 그로스 펀드는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 위험이 큰 만큼 수익률도 높다.

총 출자 금액은 최대 1000억원 수준이다. 2~3곳의 글로벌 사모펀드(PEF)에 각각 3000만~4000만달러를 위탁할 방침이다. 출자 대상 펀드는 업력이 15년 이상이며 해외 바이아웃과 그로스 펀드를 운용하는 글로벌 PEF다. 공무원연금은 자격 조건을 까다롭게 해 선별적으로 고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연금이 이번 출자 사업을 계획한 것은 대체투자 자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그간 연금은 해외 사모대출펀드(PDF)나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를 위주로 출자해왔다. PDF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꾸준히 위탁하는 상품이다. 연금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성장 기업에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방식으로 투자한 뒤 상장 후 자금을 회수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유명 글로벌 PEF들이 이번 출자 사업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너 곳의 글로벌 PEF가 공무원연금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블랙스톤, TPG를 비롯해 최근 한국사무소를 연 EQT 등도 이번 출자 모집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국내 주요 출자자(LP)들이 관리 위주로 돌아서고 있어 이번 출자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며 “최근 PEF들이 펀드 자금 모집(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출자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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