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선 '親대만 후보'가 '親중국 후보' 꺾었다

입력 2023-05-01 17:53   수정 2023-05-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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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대선에서 71년을 집권한 여당의 친미 후보가 친중·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를 물리치고 집권에 성공했다. 대만은 13개 수교국 중 하나인 파라과이와의 우호관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파라과이 대선에서는 우파 계열 콜로라도당의 산티아고 페냐 후보(44)가 42.74%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도좌파 성향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60)는 27.48% 득표로 2위에 그쳤다.

이번 파라과이 대선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13개 수교국 중 한 곳인데, 유력 후보 두 명이 대만과 중국을 놓고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페냐 당선인은 미국과 대만이라는 전통적 우방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외교 철학을 갖고 있다. 반면 알레그레 후보는 중국 친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다. 파라과이의 대표적 수출품인 대두와 소고기를 “세계 최대 시장에 개방해야 한다”는 실리적 이유에서다. 최근 우군을 계속 잃으면서 전전긍긍하던 대만은 이날 파라과이 유권자의 선택에 한숨 돌리게 됐다.

파라과이가 70년 장기 집권을 끝내고 남미의 ‘온건 좌파 물결(핑크 타이드)’에 합류할지도 관심사였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중남미 국가에서 잇따라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파라과이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파연합이 막판에 사분오열하면서 승부의 무게추가 페냐 당선인 쪽으로 기울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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