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진정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하고,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기득권의 고용세습은 확실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근로시간 유연화와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등 노동정책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SNS에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모든 국민에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며 “소수만이 기득권을 누린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노동의 가치가 진정으로 존중받는 선진형 노사관계로 가기 위해 노동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뿐 아니라 근로자, 사용자, 사업주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중구조 타파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노동을 유연화하고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타파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노동계의 총파업 추진을 비판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엄호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이 7월 총파업에 나선다고 모금 중인데, 근로자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노조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노란봉투법’과 같이 노조 기득권만 지켜주고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법안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최근 일부 특권 노조의 행태는 노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노동자라는 이름에 오히려 먹칠을 하고 있다”며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고용세습, 비노조원들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노동개혁을 퇴행으로 규정하고 ‘주 4.5일제’ 추진을 약속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SNS에 “133년 전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외치며 일어섰건만, 2023년 대한민국에선 ‘주 69시간 노동’이 국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제 주 4.5일제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초등학교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중 원하는 부모에 대해 주 4일제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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